그렇다면 내년에 주목할 만한 인테리어 디자인은 무엇일까. 지난 4일 열린 ‘2020/21 LG하우시스 디자인 트렌드 세미나’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각계 종사자 1200여 명이 모인 이날 행사에선 공간 키워드 6가지와 디자인 테마 3가지를 제시했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LG하우시스 디자인 트렌드 세미나는 과거 트렌드를 돌아보고 미래에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공간을 제안하겠다는 의도에서 주제를 ‘앙코르(Encore)’로 잡고 2020년과 2021년을 이끌 공간 인테리어 키워드 6개를 제시했다. ‘헤드스페이스(Headspace)’ ‘홈소싱(Home-sourcing)’ ‘롱로너(Long-loner)’ ‘스튜디홈(Studihome)’ ‘트라이얼 홈(Trial-home)’ ‘하입(Hype)’이다.
공간 키워드 6선
헤드스페이스는 와인·캔 같은 식품 용기 윗부분의 빈 곳을 말한다. 시간이 지나 식재료의 팽창으로 인한 제품 파열을 방지하기 위해 남긴 여분의 공간이다. 이 같은 공간은 내년 홈 인테리어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치열한 생존 경쟁을 치르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집은 일종의 헤드스페이스다.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에너지를 충전하고 힐링하는 공간으로 꾸며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두 번째 키워드인 홈소싱은 개인의 행복 추구를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가치관에 주목한다. 이들은 간편성과 편리성을 추구하는 성향에 따라 번거로운 가사에서 벗어 날 수 있는 똑똑한 집을 바란다.
오랜 시간 싱글 라이프를 이어오며 앞으로도 혼자 살 의향이 높은 사람을 의미하는 롱로너도 내년 공간 트렌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로 뽑혔다. 사회적·경제적으로 안정성을 지향하는 중년 롱로너는 원룸 형태를 벗어나 생활 환경의 질적 향상을 추구한다. 주거 형태는 가족이 아니라도 한 지붕에서 여럿이 함께 사는 셰어하우스·코리빙·코하우징 형태를 원한다.
일과 관련된 또 다른 키워드로 트라이얼 홈도 소개했다. 이동 중에도 끊임없이 연락하고 일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으로 현대인은 언제 어디서든 생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그러다 보니 정해진 사무실을 벗어나 여러 나라와 도시를 오가며 일하는 사람이 늘었다. 이에 따라 집도 다양한 지역에서 각기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하듯 즐기게 돼 모두에게 열려 있는 체험판 주거 공간이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마지막 키워드로는 조금 과장돼 보이지만 재미난 흥밋거리로 꾸며진 공간, 하입을 선정했다. 일에서 일상·여가·취미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활과 활동을 집에서만 하려는 방콕족을 바깥으로 나오도록 유도하기 위해 화려하게 꾸민 외부 공간이다.
디자인 테마 3선
키워드에 맞춰 공간을 꾸미는 3가지 디자인 테마로는 ‘러브 누아르(Love Noir)’ ‘데일리 에픽(Daily Epic)’ ‘드림 픽션(Dream Fiction)’을 제시했다. 러브 누아르는 일상의 풍경을 뒤흔드는 낯설고 다양한 존재들의 등장과 조합이 특징이다. 시각적 충돌마저 충분히 아름답고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영감을 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테마는 바다와 닮은 블루 컬러를 주로 사용한다. 서로 다른 것을 포용한다는 의미로 여러 색이 섞인 보라색도 다양하게 활용했다.
드림 픽션은 과거 성공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개인적 성취감을 위해 창업하거나 개인 스스로 브랜드가 되는 ‘꿈업일치’의 공간을 보여준다. 온·오프라인을 구분하지 않는 젊은 세대의 성향에 맞춰 간결한 그래픽 디자인부터 옛 분위기를 자아내는 복고 감성의 색과 디자인까지 다양한 느낌의 인테리어를 섞어 자유로운 감각을 표현한다.
천하봉 LG하우시스 디자인센터장은 “LG하우시스는 앞으로도 트렌드와 소비자 기호의 변화를 꿰뚫어 보며 국내외 디자인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 사진 LG하우시스 디자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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