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라곰’의 정신을 락앤락 텀블러에 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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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패트릭 피터슨 디자이너

패트릭 피터슨 디자이너

행복지수가 높기로 유명한 북유럽. 그중에서도 스웨덴 국민의 삶엔 ‘라곰(Lagom)’ 정신이 자리하고 있다. ‘적당한’, ‘딱 알맞은’이라는 뜻의 라곰은 복잡한 삶을 지양하고 정서적 여유를 추구하는 북유럽 사람의 철학을 담고 있다.


“메트로 텀블러엔 라곰 정신이 그대로 담겨있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도시인에게 딱 맞춘 기능, 간결한 디자인으로 일상 속 매 순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이용자에게 휴식 같은 시간을 선사하려 한 것이다.”(패트릭 피터슨 디자이너)

종합 생활용품 기업 락앤락이 전에 없던 디자인의 텀블러를 내놔 주목받고 있다. 날씬하고 굴곡진 몸체에 은은한 모노톤의 색상, 유려함을 더해주는 손잡이. ‘메트로’라는 이름을 지닌 이 텀블러에서 기존 텀블러의 느낌은 찾아보기 힘들다. 

락앤란이 선보인 3가지 색상의 메트로 더블 텀블러 제품. [사진 락앤락]

메트로 텀블러는 세계적 디자인 컨설팅업체 데이라이트와 협업해 탄생했다. 텀블러 디자인을 담당한 스웨덴 출신 패트릭 피터슨은 “라곰이 깃든 텀블러는 메트로가 가진 본질”이라고 운을 뗐다.

제품명 ‘메트로’는 대도시를 뜻하는 영어 단어인 메트로폴리탄(metropolitan)에서 따왔다. ‘바쁜 현대 도시인을 잘 이해하며, 그들의 미니멀하고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텀블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텀블러에 이러한 가치, 디자인을 입힌 이유는 뭘까.

“전 세계적으로 텀블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매일을 함께하는 만큼 현대인의 생활 방식에 꼭 맞아떨어질 수 있어야 했고, 기능뿐 아니라 패션 소품으로서 자부심을 불어넣어줄 수 있어야 한다. 현대인에게 텀블러는 단순히 마시는 음료용기가 아닌, 요란하지는 않되 개성을 드러내는 아이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텀블러의 기본적인 형태를 규정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남녀 누구나 매력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디자인에, 다양한 상황에서 이용자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패트릭 피터슨의 락앤락 텀블러 스케치 도면들. [사진 락앤락]

메트로 텀블러는 상체가 좁아지는 디자인으로 사용자들에게 안정감을 선사하며 누구나 잡기 쉽게 몸체 자체를 그립 커브 형태로 디자인했다. 들고 다니는 소비자를 위해 핸디 스트랩 손잡이를 적용해 휴대를 편하게 했다. 몸체와 어울리는 색감으로 경쾌하고 트렌디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제품 색상도 독특하다. 실버 색상을 제외하고는 로지 핑크, 네이비 스카이, 스페이스 그레이가 이색적 느낌을 낸다. 

“현대적이면서도 동시에 시대가 변해도 오래도록 사랑 받을 수 있는 색상을 입히고 싶었다. 색상이 너무 두드러져 ‘간결함’이라는 제품 고유의 속성을 덮어버리지는 않지만 패셔너블해야 한다는 기준을 뒀다. 개개인의 특별한 삶의 방식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컬러여야 했다.”

간결한 디자인과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도 감각적인 색상, 세심한 기능이 어우러지며 메트로는 텀블러로서 패션 아이템, 스포츠 용품 등 ‘텀블러+α’의 멀티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큰 얼음 넣을 수 있고 보온 오래 가

메트로 텀블러는 국내 시장만 겨냥하지 않는다. 디자이너와 개발자는 세계적으로 사랑 받을 제품을 만들기 위해 북미·중국·한국 등 수많은 시장 조사를 했고, 사용자를 만나 그들이 원하는 것을 수집했다. 그 과정에서 아시아인과 미국인 사이에는 음료를 즐기는 온도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입수구 디자인을 정교화했다. 입수구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더블캡 디자인’을 통해 큰 얼음도 잘 들어가면서 동시에 보온이 오래가는 좁은 입수구를 구현했다. 

패트릭 피터슨 디자이너.


그는 “메트로 텀블러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부터 소비자가 자랑스럽게 들고 다니도록 아름다운 제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며 “메트로 텀블러는 일회용품의 대안을 넘어 사용자에게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주는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패트릭 피터슨(Patrik Petersson)은…
북유럽 출신 디자이너로 유럽·아시아·미국에서 디자인 경력을 다수 보유했다. 해외 유수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고, 삼성전자 수석디자이너를 거쳐 현재 데이라이트(Daylight) 수석디자이너로 몸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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