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운 패션? 섞으면 섞을 수록 더 멋지잖아요!

인쇄

패턴믹스매치 패션 인기

9월 중순, 아침과 밤에 제법 쌀쌀한 찬 바람이 부는 가을이다. 얇은 여름옷을 정리하고, 두꺼운 소재의 가을.겨울 의상을 준비할 때다. 해마다 그래왔듯 이맘때쯤 유행하는 ‘체크 패턴’을 올해도 찾으면 될까. 아니다. 올가을 유행 패션은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준비 중이다. 여러 패턴이 한 옷에 섞여 색다른 멋을 내는 스타일이다. 이 패션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보기 어지럽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멋쟁이 패션피플은 ‘어지러울수록 멋스럽다’고 외친다. 

1 서로 다른 패턴의 옷을 매치한 모델 아이린. 2 가수 선미가 무대 에서 선보인 패턴믹스매치 패션. [사진 아이린,선미 인스타그램]

# 최근 신곡 ‘날라리’를 발표하고 무대 활동을 진행한 가수 선미가 화려한 의상으로 눈길을 끌었다. 가수 선미가 선택한 의상은 두 패턴이 더해진 형태였다. 전체적으로 파랑 배경에 다양한 색상으로 그려진 꽃무늬(플라워) 패턴 치마 위에 완전히 다른 색상의 플라워 패턴을 더한 것이었다. 두 패턴은 소재도 달랐다.  
   
 # 모델 아이린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패턴믹스매치 패션을 선보였다. 그는 동그란 그림의 패턴이 그려진 하의 위에 하얀 줄무늬가 그려진 큼직한 크기의 재킷을 걸쳤다. 줄무늬 재킷을 입을 때 같은 줄무늬 바지를 세트로 입는 일반적인 정장 패션 공식을 깬 스타일이다. 
   
올가을 패턴 패션이 심상치 않다. 지금까진 패턴이 더해진 의상이라고 하면 한 가지 패턴 사용이 일반적이었다. 서로 다른 패턴을 한 패션에 매치하면 과하거나 촌스러운 패션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올해는 다르다. 한 패션에 완전히 다른 패턴을 매치한다. 패턴믹스매치(pattern-mix-match·서로 다른 패턴을 조화롭게 연출한 스타일) 패션이다. ‘여러 패턴이 섞이면 이상하다’는 고정관념이 깨진 셈이다. 
   
줄무늬 셔츠와 체크 패턴 치마 

3 2019 가을, 겨울 패션쇼에서 다양한 패턴 믹스 스타일을 선보인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엠포리오아르마니’ 4‘베르사체’ 5‘드리스 반 노튼’


패션에 활용되는 패턴은 다양하다. 플라워 패턴부터 체크·도트·지브라·줄무늬 등이 대표적이다. 가을에는 통상 체크 패턴 의상이 많이 나왔는데, 올해는 여기에 플라워·줄무늬·도트 무늬 옷이 더해졌다. 같은 체크 패턴이지만 간격이 달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는 패턴 믹스도 있다. 

   
형태도 각양각색이다. 처음부터 여러 패턴으로 제작된 셔츠나 바지를 입는 경우도 있고, 상의와 하의를 다른 패턴으로 매치할 수도 있다. 줄무늬 셔츠 아래 체크 패턴의 치마를 입거나 플라워 패턴 원피스 위에 도트 무늬 재킷을 걸치는 식이다. 
   
어릴 적 재미로 서로 다른 천을 자르고 이어 붙이던 놀이가 패션 무대에서 재현된 것 같은 이 스타일은 여러 해외 명품 패션 브랜드 2019 가을·겨울 패션쇼에 소개됐다. 이탈리아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전체적으로 파란색 계통이지만 바지는 사선 주름, 재킷은 물에서 물감이 번지는 듯한 물결 모양을 더한 스타일로 패턴믹스매치 패션을 소개했다. 미국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마이클 코어스는 동그랗고 네모난 패턴이 더해진 셔츠 위에 체크 패턴 점프 슈트를 매치한 패션을 무대에 올렸다. 영국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폴 스미스는 호피 무늬 레깅스에 큼직한 꽃이 그려진 플라워 패턴 원피스를 매치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프랑스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드리스 반 노튼은 색상과 모양이 다른 꽃 그림의 레깅스와 패딩 점퍼를 코디해 플라워 패턴믹스매치 패션을 나타냈다. 
   
윤인영 패션 스타일리스트는 “패션을 통해 남들과 다른 나만의 개성을 드러내려는 현대인의 기호에 맞춰 종전과 구분되는 생소한 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같은 맥락으로 여름에는 네온 컬러가 주목받았다면 가을·겨울에는 여러 패턴이 섞인 패턴믹스매치 패션이 유행할 전망이다. 요즘은 뻔한 패션을 멋없다고 여긴다”고 설명했다. 
   
색상 명도·채도로 균형감 맞춰야 

6‘마이클 코어스’ 7‘조르지오 아르마니’ 8‘폴 스미스’ 9‘세드릭 살리에’ 무대 모습.

하지만 생소한 패턴믹스매치 패션에 처음 도전한다면 코디가 어려울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그림이 아닌 색상의 조화를 먼저 맞춰볼 것을 추천한다. 꼭 색상이 같은 것끼리 매치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색상의 명도나 채도가 비슷한 패턴 의상을 매치하면 된다. 

연한 분홍색 체크 바지 위에 연한 파랑색상 도트 무늬 셔츠를 입거나, 네온 컬러 플라워 패턴 레깅스에 같은 네온 컬러의 줄무늬 패턴 바람막이를 입으면 된다. 그림은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같은 컬러 톤으로 균형 있는 멋을 낼 수 있다. 
   
이것도 어색하다면 액세서리를 이용하면 된다. 모자나 목도리를 활용하면 제격이다. 줄무늬 목도리를 하고 체크 패턴 모자를 쓰면 된다. 가방도 사용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도트 무늬 원피스를 입고 강렬한 색상의 플라워 패턴 가방을 들면 멋스럽다. 패턴믹스매치 패션에는 정해진 스타일링 방법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패턴 의상을 모두 꺼낸 후 매일 하나씩 매치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글=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사진=아이린·선미 인스타그램, 각 브랜드

< 저작권자 © 중앙일보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광고영역

전체 댓글

게시판 관리기준

이름
비밀번호
댓글쓰기
0/500
※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